[만년필] 만년필 짧은 정리
몽블랑
헤리티지 이집토마니아 F닙
헤리티지 루즈앤느와 F닙
지금까지의 만년필질 중에 유일하게 화딱지나게 만든 펜들. 두 펜 모두 엄청나게 헛발이 심하다.
아니.. 필감이 구리든 좋든 간에 일단 제대로 나오긴 해야 하는거 아닌가...
현재 루즈앤느와는 AS를 통해 치유되었고, 이집토마니아는 쓰다 보니 자연개선 된 듯 하다.
(여전히 첫 획이 가끔 스킵되지만..)
현재 가지고 있는 펜들 중 가장 비싼데, 유일하게 품질 문제를 겪었다는 것이 아이러니이다.
루즈앤느와는 이뻐서 참았지만 이집토마니아는 동강낼 뻔 했다.
주관적인 필감)
엄청나게 부드럽고, 상당히 폭신하다.
흔히 말하는 버터필감 또는 유리 위를 미끄러져 간다는 것보다는 허공을 가르는 느낌이 더 적절한 것 같다.
그럼에도 미끄러짐 때문에 발생하는 획 조절이 어렵지도 않다.
말하자면 닙 끝에서 글씨가 나오는 게 아닌, 손 끝에서 나오는 것 같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..
루즈앤느와는 무척 얇지만 무게감이 있어서 생각보다 장시간 필기시에도 크게 불편하진 않고,
이집토마니아는 아직 손에 익지 않았는지 파지가 어색하다.
그립부가 아닌 배럴을 잡는 것을 선호하는데, 육각이라 쥐기가 좀 애매한 편.
단점은
이 두 펜은 유사 피필로 생각보다 잉크 주입량이 상당히 적다.
체감상으로는 파이로트 con40 컨버터 정도밖에 안되지 않을까 싶다.
흐름이 펑펑이라 잉크가 쭉쭉 빠져나가는 바람에 단점이 더 부각된다.
또한 피딩이 흐름을 못 따라가는 편.
종합적으로는 무척 예쁘고 필감이 훌륭하지만..위의 단점 탓에 손이 잘 가진 않는다.
그러나 바라보고 있으면 흐뭇하다.
펠리칸
M800 블루 오 블루 F닙
M600 그린 스트라이프 F닙
M400 화이트 톨토이즈 M닙
M200 골든 베릴 EF닙
M205 패트롤 마블 EF닙
400 구형 그린 스트라이프 M닙
100n 그린 마블 (?)닙
- 별도 리뷰
파커
51 틸블루 M닙
51 버건디 F닙
51 코코아 XF닙
45 틸블루 B닙
듀오폴드 인터내셔널 1세대 F닙
럭키커브 잭 나이프 (?)닙
파커51 - 별도 리뷰
파커45 틸블루 B닙 - 보급형 51. 딱 만지자마자 '너무 장난감같다.' 라는 생각이 든다.너무 가볍고, 너무 저렴한 컬러에, 형태도 애매하다. 전체적으로 싼 티 나는 펜. B닙임에도 불구하고 흐름도 썩 좋지 않고, 무게가 너무 가벼운 탓에 필기감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. 사실 많이 써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(...).
럭키커브 잭 나이프 (?)닙 - 무슨 닙인지 적혀있지 않아 알 수 없다. 세미 플렉스로, 필압을 줄 시, 딥펜처럼 벌어진다. 평범하게 사용할 시 대략적으로 EF닙 ~ F닙 사이 정도의 두께로 나오는데, 필각을 낮추면 긁고, 세우면 어마어마하게 부드럽게 나온다. 내가 쓴 펜 중에 가장 기분 좋은 필감이었는데, 몽블랑 헤리티지의 부드러움이 '손 끝'에서 나오는 필기감이라고 한다면 이 펜은 '눈빛'으로 쓰는(...) 그런 느낌이다. 글씨를 쓴다는 느낌보다는 생각이 글로 바로 프린팅 되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.. 아무튼 정말이지 아무런 노력 없이도 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.
세미 플렉스 닙이라 딥펜 처럼 쭉 벌어지지만, 만년필 닙 특성상 무리한 필압을 주는 것은 좋지 않아 보인다. 게다가 이 펜은 거의 100년이 되었으므로...언제 와삭 할 지 모른다.
잉크가 뚝뚝 떨어질 정도로 흐름이 어마어마 하게 좋은데, 이 흐름이 반대로 문제도 된다. 캡에 작은 홀이 뚫려 있어서 펜이 밀폐되지 않고 조금씩 잉크가 새는 듯 한데, 한참 뒀다가 캡을 열어 보면 캡 안에 잉크가 고여있다. 내부 메커니즘은 망가진 지 오래된 듯 하고, 실리콘 색으로 교체되어 있는데 아마 그것도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듯 하다.
모미지를 넣고 썼었는데, 그 탓에 캡이고 배럴의 나사산이고 붉게 물들어버렸다. 잘 닦이지도 않는다.
때문에 언제 잉크를 부왘할 지 몰라서 파우치나 가방에 넣고 다니기 부담스러운 관계로 현재는 봉인되어있다.
요약하면 얄쌍하니 가벼우나 밸런스 좋고, 흐름 펑펑에 세미 플렉스는 덤이라 가지고 놀기도 좋지만.. 노인 학대는 좋지 않다.
듀오폴드 인터내셔널 1세대 F닙 -
마블이 무척 아름답다. 잘 알려져 있다시피 경성 필감에, 흐름이 절제되어 있는데, 내 펜의 경우는 약간 답답한 느낌이 든다. 아마 닙에 문제가 있는 듯 하다.일단 너무 눈에 띄는 바람에 밖에서는 별로 쓸 일이 없다 = 전체적으로 잘 쓸 일이 없다.
오로라
탈렌튬 크롬 캡 F닙
탈렌튬 F닙 - 오로라는 그 특유의 부드러운데 사각거린다는 궁극의 필감이 늘 궁금했지만, 치명적인 내구성 문제 때문에 참고 있었다. 그러나 탈렌튬이 그나마 내구성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사실을 알고 구입. 내가 가진 펜 중 가장 뚱뚱하고 무거운 것 같다. 캡을 꽂으면 무척 부드럽게 술술 쓸 수 있으나 너무 무거워 장기간 필기는 무리다. 캡을 분리하면 적당한 밸런스로 쓸 수 있고, 부드러움이 약간 감소하여 그 특유의 '부드럽고 사각이는' 필감을 느낄 수 있다. 음.. 그런데 그 필감이라는 것은 몇 자루의 오로라를 더 경험해 봐야 알 수 있을 듯 하다. 내 펜의 경우는 부드럽긴 하지만 동시에 '사각'인다고 하기 보다는 수성싸인펜 특유의 '찍찍'거리는 느낌이 든다. 전체적으로 정말 무난하고 평이한 '찍찍'거리는 강성 닙의 펜인데, 바로 그 이유로 사용 빈도가 좀 낮다. 별로 쓰는 재미가 없으니까.
파이로트
커스텀 742 FA닙
구형 에라보 레진 SM닙
캡리스 데시모 EF닙
엘리트 F닙
커스텀 742 FA닙 - 세필~중필 + 획조절 가능한 연성을 지닌 만능에, 내 손 기준 최고의 그립감, 산뜻한 필기감, CON70의 장점 등을 모두 가졌지만 피딩이 딸려서 그 장점들을 말아먹는 비운의 펜. 장난감 - 실사용 모두 가능. 그만큼 용도가 좋아서 자주 펜입이 되곤 하지만, 닙이 못생겨서 정은 안간다.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막굴리는 장난감 정도로 취급되고, 그 역할을 훌륭히 하는 최애 펜이지만, 정은 별로 가지 않는다(...).
에라보 SM닙 - 그 유명한 동영상에 홀려 한 번쯤 사보지만, 개조되지 않은 닙은 생각보다 평범하고 재미없다. 일제 M답게 엄청난 버터필감이지만 저항감이 꽤 있는 편이라 손이 피로함. 필압은 당연히 줘서는 안 되고, 그렇게 쓸 시 상하로 낭창거리는 닙 자체가 왜 있는지 의문. 아주아주 미세하게 낭창거리긴 하지만 별로 느껴지진 않고, 별 재미도 없다. SF닙이라면 어떨지는 모르겠다. 그럼에도 약간 쫀득이는 맛은 있으나, 결론은 손이 피로해서 오래 쓰지 못하겠다. 내 펜 한정인지는 모르겠으나, 필각을 많이 세우면 필감이 확 부드러워진다. 왜 한자에 최적화된 펜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은 부분.
치명적인 단점 : con 40
캡리스 데시모 EF닙 - 압도적인 실용성. 볼펜같은 외관 탓에 업무용으로만 사용하지만, 그 외에 딱히 모난 부분은 없는 것 같다. 애초에 업무용으로만 사용하므로 그 용도로는 별 불편한 점이 없었다.
EF닙이라 좀 긁는데, 닙의 문제라기 보다는 피딩이 안정적이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. 마찬가지로 치명적인 단점인 con 40을 쓰는지라, 차라리 동봉된 카트리지를 쓰는 게 모양으로나 용량으로나 훨씬 낫다. 그러나 아마 카트리지 사용으로 인해서 피딩이 불안정해지는듯. 흐름이 좋을 때는 무척 부드러운 필감이나, 그렇지 않을 때는 박박 긁는다. 쓸 때 마다 어떤지 모르므로 뭐가 문제인지는 정확하게 인지되지 않는다.
닙 자체 특성이 아닌 닙의 유격... 때문에 낭창하게 느껴지는 점이 있는데, 이것이 특유의 쫄깃한 필감을 만든다.
그 필감이 느낌이 좋기에, 닙 사이즈별로 모으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. 그러나 쓸 데가 없는 것이 명백하기에 구매로는 이어지지 않음.
구조상 내부가 복잡하여 청소가 까다로워 민감한 사람들은 스트레스 받을 듯 하다.
나는 카본잉크를 귀속시켜 청소, 스크래치, 관리 모두 포기하고 편하게 쓴다.
엘리트 F닙 - 포켓펜들 중 가장 실용적이고 깔끔하다는 생각이 든다. 하지만 포켓펜이라는 것 자체가 쓸 데가 잘 없다. 그러므로 별 의미가 없는 펜.
F닙은 무난하게 얇지만, 다르게 말하면 애매하다. 손바닥만한 노트같은 것을 쓴다면 잘 어울릴 지도...
그래도 금닙이라 쫄깃한 찰기를 느낄 수 있다.
얘도 피할 수 없는 con 40.
플래티넘
센츄리 부르고뉴 UEF닙
센츄리 슈농소 화이트 SF닙
센츄리 UEF닙 - 그냥 바늘. 용도가 없어서 가끔 낙서할 때 선을 덧그릴 때나 쓴다. 뽑기가 잘못된건지, 첫 만년필이라 필압때문에 틀어진건지, 원래 UEF닙이 그런지 모르겠으나 오히려 실제 바늘로 쓰는 것 보다 더 긁는 느낌이다.
센츄리 SF닙 - 좀 많이 낭창이길 바랐지만 필감은 사실상 강성 일제 EF 느낌이다. 딱히 부드럽지도 않다. 눈에 띄는 획 변화를 주기 위한 정도의 필압이 들어가면 분명 닙에 문제가 생길 것 같은 생각이 든다. 에라보 소프트 닙이나, FA닙에 비해서훨씬 단단한 느낌이다. 그래서 사자마자 계륵이 되었다. 그래도.. 디자인이나 색상은 이쁘다.
카웨코
릴리풋 브라스 EF닙
릴리풋 EF닙 - 아마 현행 만년필 중 가장 작은 사이즈가 아닐까 싶다. 스틸 EF닙은 이렇다 할 특징은 없다. 물론 만년필 자체도 극도로 작고 심플한 탓에 별 특징이 없다. 작지만, 황동으로 된 바디라 무게가 있어 안정감은 있는 편. 카트리지 또는 스퀴즈 컨버터가 들어가나 둘 다 용량이 무척이나 작은 건 당연하다. 작고 앙증맞아서 재미로 하나 사 볼까~ 싶지만 사실 가격이 그렇게 저렴한 편은 아니다. 포켓펜이라 하기에도 너무 작아서 들고다니기도 애매하고, 패스포트 사이즈 노트에 딱 어울리지만 애초에 그 사이즈 노트를 들고다닐 일도 잘 없기에.. 그냥 안쓰게 된다. 가끔 꺼내서 캡을 분리할때 가느다라하게 울리는 '띵' 하는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다(...).
트위스비
에코 1.1 STUB닙
에코 1.1 STUB닙 - 자타공인 가성비 만년필. 어쨌거나 이 펜 보다 '비싸고', '예쁜' 펜들을 이미 즐비하게 가지고 있기에 굳이 가성비를 노리고 쓰진 않는다. 그렇기에 장난감으로 쓸 스텁닙으로 구매. 잉크 주입량이 어마어마하고, 딱히 피딩이 크게 부족하지 않고, 적당히 부드러운 필감을 가지고 있으므로 장난감으로는 무척 훌륭하다. 그런데 뽑기가 잘 된 건지, 원래 닙 특성이 그런건지 내 펜의 경우 빙판을 가르듯 엄청나게 부드럽고 흐름이 콸콸이다. 그래서 이 펜을 쓰면 늘 자연스레 현자타임이 온다. 스텁닙은 한글 쓰기에 참 좋은 형태라고 생각한다. 알파벳처럼 흘러가지 않고 딱딱 끊어 쓰기에 이만한 닙이 없는 것 같다. 펜 자체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그런지, 꾹꾹 눌러쓰든 가볍게 흘려쓰든 어떻게 써도 잘 나오고, 글씨체도 향상되는 느낌이다. F닙도 잠깐 써 봤지만, 그리 좋다고는 할 수 없는 필감이었다. M이나 B 혹은 스텁으로 가지고 놀기에 최고인 듯 하다. 분해, 세척이 워낙 쉬워서 펄 잉크를 써도 아무 문제가 없다. 캡을 꽂아도 편하고, 분리해도 편하다.
여러모로 좋은 펜이다.